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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첫 마음
정호승
사랑했던 첫 마음 빼앗길까 봐 해가 떠도 눈 한번 뜰 수가 없네 사랑했던 첫 마음 빼앗길까 봐 해가 저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네
어느날
김용택
나는 어느 날이라는 말이 좋다. 어느 날 나는 태어났고 어느 날 당신도 만났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어느 날이니까. 나의 시는 어느 날의 일이고
묵화
김종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안부
나태주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행복
나태주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가언집
작가 미상
바위 아래 작은 샘물도 흘러서 바다로 갈 뜻을 가지고 있고, 뜰 앞의 작은 나무도 하늘을 꿰뚫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눈물이 메말라 달빛과 그림자로 서지 못하는 날 꽃철책이 시들고 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나무 같은 사람
이기철
나무 같은 사람 만나면 나도 나무가 되어 그의 곁에 서고 싶다 그가 푸른 이파리로 흔드면 나도 그의 이파리에 잠시 맺는 이슬이 되고 싶다 그 둥치 땅 위에 세우고 그 잎새 하늘에 피워 놓고도 제 모습 땅속에 감추고 있는 뿌리 같은 사람 만나면 그의 안 보이는 마음속에 놀 같은 방 한 칸 지어 그와 하룻밤 자고 싶다
첫마음
박노해
한 번은 다 바치고 다시 겨울나무로 서 있는 벗들에게 저마다 지닌 상처 깊은 곳에 맑은 빛이 숨어 있다 첫마음을 잃지 말자 그리고 성공하자 참혹하게 아름다운 우리 첫마음으로
꿈 길
김소월
물 구슬의 봄 새벽 아득한 길 하늘이며 들 사이에 넓은 숲 젖은 향기 불긋한 잎 위의 길 실 그물의 바람 비처 젖은 숲 나는 걸어가노라 이러한 길 밤 저녁의 그늘진 그대의 꿈 흔들리는 다리 위 무지개 길 바람조차 가을 봄 걷히는 꿈.
꽃자리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고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고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삷의 보람과 기쁨을 맛 본다
나의 꿈
황순원
꿈, 어젯밤 나의 끔 이상한 꿈을 꾸었노라 세계를 짓밟아 문지른 후 생명의 꽃을 가득히 심고 그 속에서 마음껏 노래를 불렀노라. 언제든 잊지 못할 이 꿈은 깨어 흩어진 이 내 머릿속에도 굳게 못박혔도라. 다른 모든 것은 세파에 스치어 사라져도 나의 이 동경의 꿈만은 길이 존재하나니.
생명
김남조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겨울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금 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 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산유화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적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혼자서
나태주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샛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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